운동 나가기 전에 좀 끄적여본다. - 왜 등산 간 엄마는 안오시는 건가요. 친구분들이랑 또 한 잔 하시고 오는건가요.
예쁜 석양을 보고 바지에서 티슈를 빼지 않고 세탁한 '슬픔'을 잊어버린 K모씨의 글을 보며,
지나친 고독의 결과가 저런거라는걸 느꼈다.
사실 나도 내 자신을 보며 그 결과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긴 했지만....
간단하게 말 하면 그냥 비참하단거다.
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해도 심한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참하다.
어떻게든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을거야! 라고 힘을 내다가도,
결국 내가 자초한 일이니까 어쩔 수 없어, 이럴 수 밖에.... 라고 채념해버린다.
이렇게 말 하는데 K모씨는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... -ㅅ-; 좀 뻘쭘하긴 하지만 어쨌든.
고독이라는 약이 아주 필요 없다면 그건 너무 기름진 인생이 될테고,
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서 이 약을 과다복용 했다면 적절한 시기에 해독약을 찾아야하는데
이 약에 중독이 되버리면 이렇게 헤벌쭉~ 해진단 말이다.
그런데 그게 그렇다.
비참한 내 모습을 보고 별 느낌 없는게 참 비참하다. 될대로 되라 하는 게으른 나를 원망하지도 않고 그저 방관하고 잇는 모습이 참 비참하다.
모든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 자신을 놓아버리는 일은 정말 우습고 어이없는 일이다.
그래서 주위에선 하면 되잖아 할 수 있잖아, 라고 독려해주지만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. (못하는건 아니라 생각한다.)
고독이라는게 사람을 무겁게 한다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 무거움에 익숙해지는 내가 참 밉다.
어디서 되먹지 못한 놈이 세상을 쥐고 흔들다 못해 지 손바닥에 놓고 돌리고 있나 하고 있다.
사실 이 세상을 주물떡 거린다는 정치가들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.
지금 더러운 손으로 이 세상을 주물떡 거리는, 스~모 그룹의 타~모 씨와 이름이 같은 - 물론 표기한문은 틀린 - 그 인간 때문에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그 더러운 속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.
관심가지 않는 것에 절대 시선을 두지 않는 나를 그렇게 만든 그 인간...
그 인간은 대체 어디까지 상황을 끌고가려 하는걸까 생각해본다.
끌고 갈 생각은 있는걸까? 아니, 모든 것에 생각이 있긴 한걸까?
자신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'알 필요 없다'는 듯 하고 있는 그 인간을 보면... 치질 걸린 것 마냥 뒤가 영 쓰라리고 그렇다.
언제인가 나랑 같이 사는 그 인간이랑 비슷한 또 다른 그 인간이 나에게 '너는 왜 노무현을 찍었냐.' 라고 윽박 지른 적이 있다. - 많이 그랬지. 내 대꾸는 기억이나 하는건지... 아무래도 청기와 하우스의 그 인간을 좋아라 하는 인간들은 남 말 안듣고 생각 안하고 그런가보다.
그 윽박지르는 얼굴에 나는 항상 '찍지 않았다.' 라고 했다.
노통이 대통령 직함을 달았던 그 해부터 쭉~ 같이 사는 그 인간과 저런 쓰잘데기 없는 대화를 나눴다.
나한테 쓸데없이 소리지르는거야 30년 동안 쭉~ 그랬으니 "아, 네 계속 떠들던지..." 하고 말았다. 그런데 이상했다. 도대체 노무현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길래 같이 사는 인간 이하 여러 사람들은 왜 노무현을 그렇게 욕해던 걸까?
나는 투표도 하지 않고 선거에 관심도 없었으니 그냥 혼자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. 아니 왜? 욕 하려면 이유를 대고 욕을 하지? 허구언날 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는 인간들이 더 쓸데없이 욕을 해대니 보는 것만으로 정말 역겨웠다.
대체 그들은 노무현을 그렇게 헐뜯어 얻는게 뭐가 있을까.
찌질이 날라리마냥 씹고 스트레스 푸는건가?
어줍잖은 말빨로 씹어대면 좀 멋져보이는건가?
... 저런 이유 갖다 붙이기에도 민망할정도로 심하게 씹어대니, 속은 더 메스꺼워 질 뿐이고 다크서클은 더 짙어질 뿐이다.
서거 소식을 들은 그 날부터, 나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던 그 해의 일부터 차근차근 떠올리기 시작했다.
어디까지나 지극히 '나'를 중심으로한, 내 기억속의 그런 일들이었다.
마지못해 학교를 다니고, 게으르게 글을 쓰고, 우울증에 걸려 우울해 하고, 불면증에 걸려 잠을 못자고...
생각해보니 그랬다.
나는 불행했을지 몰라도, 내 주위에 불행한 사람은 없었다.
무언가를 걱정하고 고민하더라도 한 쪽에서 숨통을 트고 웃으며 서로 이야기 할 수 있었다.
언젠가 좋아질거야 희망도 가졌고 '다 누구 때문이다' 라는 원망도 하지 않았다.
그런데 지금은...
모두 한 가지 일로 힘들어하고, 서로를 위로한다.
그렇게 의지하지만 희망은 손에 잡힐 듯 말듯 눈에 보일 듯 말 듯 뿌연 안개 속에 하늘하늘 거리며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다.
언제쯤 좋아질까 고민하고, '다 누구 때문이다' 라고 원망하지만 소용없다.
올해는 여름이 일찍 찾아올 것 같다.
일교차가 심해 아침에는 서늘하지만 그럭저럭 짧은 팔을 입어도 될 날씨다.
노통이 부엉이 바위를 올랐던 그 시각에 나는 막 잠자리에 들었다.
오래간만에 꿈도 안꾸고 깊게 잘 잤는데,
정작 일어났을 땐 기분이 별로였다. 한 두 시간 잔 것 처럼 뒷목도 땡기고 머리도 무거웠다.
늘 TV부터 켜지만 그날따라 한 시간 넘게 오디오도 TV도 손 대지 않았다.
그리고 휴대전화 문자함에 쓰인 글귀를 한참이나 들여다봤다.
이상하다는 생각도 황당하다는 생각도 안들었다.
그냥 머릿속이 깨끗해졌다.
간신히 정신줄만 연결된 채로 머릿속이 깨~~~~~~~~~~~~끗해졌다.
그렇게 맑은 정신으로 다음주부터는 더 깊게 생각하고 반성해야겠다.
싫은 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정치판에 있는 그런 놈들 하나하나 봐가며 '구분할 수 있는' 안목을 길러야겠다.